평범한 ETF 투자자였던 나, 레버리지에 눈을 뜨다
제가 S&P500 2배 레버리지 ETF에 처음 관심 갖게 된 건 작년 초였어요. 그전까진 정말 평범한 투자자였어요. 그냥 미국 ETF 조금, 국내 배당 ETF 조금씩 분산해서 넣고 ‘시간이 돈을 만든다’는 마인드로 천천히 투자하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직장 동료랑 점심 먹다가 얘기 나누는데 그 친구가 “요즘 SOXL이랑 SPXL 들어갔는데 수익 꽤 괜찮다”는 말을 꺼내더라고요. SPXL이 뭐냐고 물으니까, S&P500 지수를 2~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라고 하더라고요.
전 솔직히 그때까지만 해도 ‘레버리지 ETF는 단타나 고수들이 하는 거다’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근데 동료가 보여준 수익률을 보니까 생각이 달라졌죠.
레버리지 ETF, 처음엔 겁났지만 결국 질렀어요
처음 SPXL이랑 SSO를 알게 된 이후로 퇴근하면 매일같이 공부했어요. 이게 대체 어떤 방식으로 수익률이 움직이는지, S&P500 지수가 오르면 정확히 2배 수익이 나는 건지, 반대로 떨어지면 어떤 리스크가 있는 건지 하나하나 찾아봤어요.
그리고 알게 된 건, 하루 수익률 기준으로 2배 움직인다는 거였어요. 그러니까 단순히 지수가 1년간 20% 올랐다고 해서 레버리지가 무조건 40%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하루하루의 변동률에 따라 누적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는 구조였어요.
그래도 그때 저는 강한 상승장이 한창일 때였고, ‘지금 들어가도 괜찮겠다’ 싶어서 SPXL에 소액으로 처음 진입했어요. 1,000달러 정도였고, 아주 조심스럽게 시작했죠.
SPXL에 투자하고 일주일 만에 12% 수익
진짜 깜짝 놀랐어요. 제가 투자하자마자 미국 증시가 우연히 3일 연속 올랐는데, SPXL은 하루에 4~5%씩 올랐어요. 처음엔 이게 실화인가 싶더라고요.
일주일 만에 수익률이 12% 가까이 되니까, 그냥 장기 ETF만 하던 저로선 처음 겪는 일이었어요. 심장이 두근거리는 그 기분, 아직도 생생해요. 그걸 보고 ‘나도 드디어 한 방 제대로 쳤다’는 기분이었어요.
근데 그 기쁨도 잠시였어요.
조정장에서 느낀 레버리지의 무서움
2주 뒤 미국 CPI 발표 이후에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하루에 -3%, -4%씩 빠지는데, SPXL은 -6%, -8%씩 빠지더라고요. 처음엔 ‘에이 다시 오르겠지’ 했는데, 며칠 동안 연속으로 떨어지니까 무섭더라고요.
그렇게 수익률이 12%였던 계좌가 일주일 만에 -7%로 바뀌었어요. 한 번의 반등도 없이 그냥 빠졌어요. 이게 바로 레버리지의 단점이구나, 실감했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 기복이었어요. 매일 아침 일어나면 뉴욕장 시황부터 확인하게 되고, 하루종일 주가 생각에 집중도 안 됐어요.
수익률보다 중요한 건 ‘내 투자 성향 파악’이더라
그때 깨달은 건, 레버리지 ETF는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크다는 거예요. 단기적으로 급등했을 땐 행복한데, 반대로 떨어질 땐 두 배로 괴롭거든요.
그래서 전 SPXL을 전량 매도하고, SSO로 갈아탔어요. 똑같이 S&P500 2배 레버리지 ETF지만 SPXL보다 변동성이 조금 덜한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버티기 수월했어요.
그리고 투자 비중도 줄였어요. 전체 자산의 10% 이내로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VOO, SCHD 같은 일반 ETF에 유지했어요.
장단점은 분명해요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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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장에선 수익률이 빠르게 올라가서 짧은 시간에 성과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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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를 추종하니까 종목 선정 고민 없이 투자 가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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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라서 거래세 부담도 적고, 환금성도 뛰어나요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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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장에서 손실이 커서 회복까지 오래 걸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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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유 시 수익률 왜곡이 생길 수 있어요 (복리효과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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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으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요. 메타버스 ETF보다 훨씬 더요
저만의 투자방법을 만들었어요
전 지금은 이렇게 운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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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자산 중 10%만 S&P500 2배 레버리지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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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과하게 하락했을 때 분할매수 (절대 몰빵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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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수익률 도달하면 절반 익절, 나머지는 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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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마다 수익률 정리하고 감정 로그 남기기
특히 ‘감정 로그’ 쓰는 게 제일 도움이 됐어요. 하루하루의 감정을 기록하다 보니까, 내가 어떤 상황에서 흔들리는지 명확히 보이더라고요. 그걸 알게 되니까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와도 좀 덜 당황했어요.
느낀 점은 이거예요
레버리지 ETF는 진짜 칼이에요. 잘 쓰면 고기를 썰지만, 잘못 쓰면 내 손을 자르죠.
무턱대고 고수익만 보고 달려들면 반드시 데이게 돼 있어요. 저도 다행히 소액으로 시작해서 손해를 많이 보진 않았지만, 조금만 더 욕심냈으면 지금쯤 다시는 레버리지는 안 했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지금은 잘 활용하면 괜찮은 수단이라는 걸 알게 됐고, ‘시간을 아끼는 수단’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한 줄 요약
S&P500 2배 레버리지는 기회도 크지만 리스크도 큽니다. 본인 성향과 투자원칙을 세운 후에 천천히 접근하세요.
팁 드리자면요
절대 처음부터 큰돈 넣지 마세요. 시장 흐름, 자신의 감정, 레버리지 ETF 특성을 충분히 체험해보고 조금씩 늘리는 게 훨씬 현명합니다. 레버리지는 무기가 되기도 하고, 함정이 되기도 해요. 그 차이는 결국 내 선택에 달려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