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창업교육 신청하고 내 인생이 달라졌다

내가 다시 배움 앞에 섰던 어느 흐린 오후

창밖에 비가 오고 있었어요.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멍하니 커피를 마시고 있었죠. 무심코 켜둔 라디오에서 들리는 단어 하나가 귀에 박히더군요. “중장년 창업교육”. 처음 듣는 말은 아니었는데, 그날따라 유난히 마음에 걸렸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검색창에 그 단어를 입력해봤어요. 별다른 기대 없이요. 마침 지역에서 무료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는 아무 생각 없이 신청서를 적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날 제 마음은 아주 조용하게 절박했던 것 같아요. 뭐라도 붙잡고 싶었던 순간이었죠.

일은 줄고, 존재감도 줄던 나날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었을 겁니다. 이런 교육은 그저 누군가에게 필요한 일일 뿐, 내 인생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나이를 먹다 보니, 점점 내가 설 자리가 줄어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회사에서 명예퇴직 권유가 들어왔을 때는 담담한 척했지만 속으론 흔들렸어요.
“이제 나는 어디로 가야 하지?”
그 물음이 매일 밤 머리를 떠나질 않았습니다.

블로그를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어요. 예전 직장에서 하던 자료 정리나 글쓰기를 떠올리며 나만의 정보를 한번 정리해보자는 마음으로요.
처음엔 하루에 한두 명 들어오는 게 전부였는데, 점차 댓글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이상하게도 ‘내가 아직 뭔가 할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늘 마음 한 켠에는 부족함이 느껴졌습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으려면, 뭔가 배워야 하지 않을까?’
창업교육은 그렇게, 조금은 어설프고 조금은 간절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교육장 첫날, 구석자리에서 몰래 숨 쉬던 나

교육장에 들어선 날, 저는 자동처럼 가장 구석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와 비슷한 나이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채우고 있었어요. 다들 표정이 밝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서로를 응시하는 눈빛엔 비슷한 긴장이 깔려 있었죠.
‘내가 제일 늦게 온 사람은 아니구나.’
그게 어쩌면 그날 가장 큰 위안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업은 생각보다 훨씬 실전 중심이었어요. 창업 아이템을 찾는 법, 타깃 설정, 온라인 마케팅, 정부지원제도까지.
문제는, 강사님이 말씀하시는 단어 중 절반 정도는 생소하게 들린다는 거였죠.
‘고객 여정’이라든지, ‘콘텐츠 커머스’, ‘퍼널 구조’ 같은 말들이 나올 땐 솔직히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종이에 열심히 적어가면서도, 이걸 과연 내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싶은 걱정이 밀려들었습니다.

따라잡기 힘들던 시간들, 그래도 포기하진 않았던 이유

수업이 계속되면서 점점 다른 참가자들이 자신감을 얻어가는 게 느껴졌어요.
어떤 분은 본인의 아이템을 정하고 자료조사를 시작했고, 또 어떤 분은 이미 블로그나 SNS를 통해 활동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저는 한참 뒤처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에 와서도 노트북 앞에 앉으면 한숨부터 나왔어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이 말이 매일같이 머릿속에서 맴돌았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포기하지 않았던 건,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버스 창밖을 보며 문득 떠오르던 그 한 장면 때문이었어요.
예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누구보다 자료를 잘 정리하던 제 모습이 떠오른 거죠.
그때 문득 ‘내가 하던 일이 완전히 무의미한 건 아니었구나’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기억 하나가 다음 날 수업에 다시 나가게 만든 원동력이었어요.

‘그 아이템 괜찮네요’라는 말 한마디가 바꿔놓은 시선

사업계획서 발표 날이었습니다. 제가 준비한 건 ‘중장년을 위한 생활 금융 정보 정리 플랫폼’이었어요.
말은 거창했지만, 실제로는 제가 블로그에 올리던 글들을 모아 생활형 정보로 재편한 아이디어였죠.
어설프고 부족한 발표였지만, 수업이 끝난 뒤 강사님이 조용히 다가와서 그러시더군요.
“그 아이템, 잘 다듬으면 정말 괜찮을 것 같아요.”

그 말 한마디에 머리가 띵해졌어요.
누군가 제 아이디어에 ‘괜찮다’고 말해준 게 도대체 얼마 만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날 이후부터였어요.
블로그에 글을 쓰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니라, 독자가 궁금해할 흐름을 의식하면서 제목을 달고, 글머리를 짜기 시작했죠.
예전에는 그저 알고 있는 걸 정리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어떤 사람에게 꼭 필요한 글일까’를 먼저 생각하고 쓰게 됐습니다.

나는 지금도 배움 안에서 계속 걷는 중

교육이 끝나고 몇 달이 흘렀지만, 그 시간은 제 삶의 방향을 분명히 바꿔놨습니다.
창업이라는 단어가 막연했던 시절에서 벗어나,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자’는 태도가 생겼어요.
실제로 아직 창업을 정식으로 하진 않았지만, 블로그의 방향은 훨씬 선명해졌고, 작게나마 컨설팅 제안도 들어왔습니다.
조금은 무모해 보였던 그 도전이, 지금은 제게 단단한 발판이 되어주고 있어요.

아직도 모르는 게 많고, 배울 것도 참 많습니다.
그래도 예전처럼 ‘내가 할 수 있을까’란 질문 대신, ‘이번에는 어떤 걸 배워볼까’ 하는 기대가 생긴 게 제게는 가장 큰 변화예요.
누군가는 창업교육을 받고 실제로 사업을 시작했겠지만, 저에게는 그 교육이 ‘나 자신을 다시 믿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수업을 들었습니다

교육 항목 주요 내용 요약 난이도 실생활 적용도
창업 아이템 탐색 자신이 잘하는 것, 경험 기반으로 발굴 높음
사업계획서 작성 타깃 설정, 수익구조, 운영계획 정리 중상 높음
온라인 마케팅 기초 블로그, SNS 활용법, 콘텐츠 기획 매우 높음
정부 지원제도 안내 창업지원금, 컨설팅, 멘토링 등 설명
실습 및 피드백 세션 발표, 피드백을 통한 성장 중상 높음

내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말, 당신은 아직 할 수 있습니다

교육이 끝나던 날, 강사님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여러분이 살아온 시간이 여러분의 브랜드입니다. 지나온 길을 헛되이 여기지 마세요.”

그 말이 제 마음 한구석에 단단히 박혔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 새로 시작하는 게 두렵고 조심스러워지잖아요.
하지만 누군가 따뜻하게 “당신도 아직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해줄 때, 사람은 그 말 하나로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저는 배웠습니다.
앞으로 제가 블로그에 쓰는 글에도 그 마음이 묻어나기를 바랍니다.
어디선가 누군가도, 그 말 한마디 덕분에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